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 회당 수입은 얼마?

"당장 내년의 삶이 예측이 안되는 35세 방송작가"

- 2019년 브런치컬쳐랩 매거진 인터뷰에서 이신화작가의 자기소개 중

 

야구팬들은 물론 야구를 알지 못하는 '야알못'에게도 큰 재미를 준 스토브리그 작가는 회당 200만원 선의 원고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공개한 방송작가 원고료 지급 기준에 따르면 주간연속극 작가는 10분당 30만5080원의 원고료를 보장해야한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치면 방송작가들의 최저임금이나 마찬가지. 스토브리그는 평균 60분이 넘는 편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70분으로 잡으면 회당 210만원의 원고료를 받게되지만 업계의 통상적인 입봉작 원고료는 회당 250만원 선(60분 드라마 기준)이다.

 

 

 

 

스토브리그의 극본을 쓴 이신화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 출신으로 'EBS 지식채널e'팀에서 구성작가를 맡으며 드라마 쪽 방송 작가 데뷔 문을 두드렸다. 2016년 하반기 MBC 드라마 극본공모 미니시리즈 부분 최종 당선작에 선정되며 드라마 작가 데뷔를 기다렸으나 MBC의 사정으로 인해 무산되어 3년간의 공백의 세월을 보내야했다.

 

 

 

 

애초에 MBC에서 극본공모전을 당선됐기 때문에 제작일정이 잡히기를 기다렸지만 MBC는 스포츠 드라마 특히 야구 종목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MBC는 차일피일 시간을 미루기만 했다. MBC 드라마제작국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스포츠 드라마는 실제 야구장을 섭외해야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타 드라마에 비해 많이 필요하다. 2009년 야구드라마를 제작했다가 좋지 않은 성적과 많은 비용으로 20부작으로 예정했던 드라마를 16부작으로 줄여 조기종영한 사례도 있었기 때문이다. 야구를 다시 건드리기에는 부담스러웠을 터.

 

하지만 MBC의 선구안은 틀렸다. MBC는 이신화 작가의 '스토브리그'를 야구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드라마로 봤고, SBS는 '야구'에 대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비추는 오피스 드라마로 판단했다. 스포츠 팀을 이끄는 프런트 그 속에 인간군상을 보지 못했다. 그러니 MBC가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SBS나 tvN 등에 빼앗긴 것이다.

 

 

입봉작이 호평을 받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일단 신인 작가의 작품에 선뜻 출연하려는 주연들은 흔하지 않다. 주연급 배우들에겐 언제나 유명한 작가들의 대본이 우선 순위로 배정되고, 배우들은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고 출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도 처음 단장 역할로 이준기를 생각했고, 이준기에게 캐스팅 제안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생각하면 이준기가 안된 것이 다행이 아닐까 싶다.

 

이신화 작가가 탄생시킨 단장은 남궁민으로 현생하여 등장했다. 남궁민은 이신화 작가의 대본을 읽고 또 읽은 뒤 단장역을 하겠다고 자청했다는 소문도 있지만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남궁민의 선구안일지, 이신화 작가의 플랜B일지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다. 그러나 남궁민의 캐스팅은 200% 정답이라 볼 수 있다. 수트가 멋지고, 발음이 정확하며, 무엇보다 연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신화 작가의 두번째 퍼즐 조각은 박은빈이라고 생각된다. 운영팀장의 역할로 27세의 젊은 여성을 캐스팅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실제로 스토브리그 방송 초반 "운영팀장이 저렇게 어릴 수가 없다. 고증 실패다"라는 시청자 의견이 상당했지만 연기력과 남궁민과의 찰떡호흡으로 극복해냈다. 박은빈이라는 본명보다 '이세영 팀장'이라는 캐릭터로 강하게 각인됐을 정도다.

 

이신화 작가가 창조한 캐릭터 중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은 드라마 속 구단주 조카로 나오는 권경민일 것이다. 이 역할 또한 오정세가 아니었다면 남궁민과의 대립각을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특히 드라마 속에서 단장에게 무리한 연봉삭감을 요구하면서 "우리는 야구를 못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야구를 드럽게 못해요. 그리고 또 우리는 몇년째 야구를 드럽게 못해"라는 대사 표현, "싸가지는 없는데 일은 잘하네요"라는 야구단 사장의 대사를 "일은 잘하는데 싸가지가 너무 없어"라고 받아치는 장면 만으로도 그의 연기내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스토브리그는 2월14일 최고 시청률(기존 19%)을 갱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신화 작가로서는 입봉작 초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입봉작의 경우 계약금도 거의 없는 수준인데다가 최저 기준에 맞춰 고료가 지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스토브리그'로 4~5천만원(회당 250만원, 계약금 1000만원 기준)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방송과 해외수출 등의 2차 수입은 계산에 속하지 않았다. 야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는 인식이 강해서 중국쪽보다는 일본이나 미국으로의 수출 정도가 가능해 보인다.

 

 

만약 시즌2에 대한 제작이 들어간다면 회당 원고료는 10배 이상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흥행 작가의 경우 회당 3천만원 정도가 원고료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당장 내년의 삶이 예측이 안되는 35세의 방송작가"라는 자평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로 바꼈다. 스토브리그의 흥행 덕분에.